학교 무상급식의 폐해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세금으로 부유층에게까지 급식비를 지원한다는 전면적 무상급식은 포풀리즘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결국 아이들에게 정작 중요한 교육예산(방과후 학교, 원어민 영어지원 등)이 줄어드는 바,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현재도 저소득층 급식 대상자는 학교에 밀봉해서 제출하거나 아예 우편으로 발송하고 있어 예전과 같이 급우들이 알지 못함에도, 저소득층 학생을 낙인찍지 않게 하기 위함이란 것은 기우에 불과한 정치공세다.　전면적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스웨덴·핀란드 등 2개국에 지나지 않으며, 미국과 같이 경제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큰 국가도 50%를 넘지 않는다. 이웃나라 일본은 무상급식비율이 1.7%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무상급식을 조급하게 실시하려는 것은 주객전도의 시행착오 일 수밖에 없다.　교육예산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핵심기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집행되어야 한다. 수많은 교육 현안과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안을 무상급식 하나로 집중해 혼란과 갈등의 원천을 만드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좌파 교육감이 등장하면서 이념과 연계되고 지지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정치적 목정을 겨냥한 정략적 노림수가 개입되어 있다면 어려운 서민과 철부지 어린이들을 볼모로 한 정치놀음인 바, 국가안보의 내부적 위협이 될 국민갈등을 조장하게 되는 큰 폐해가 아닐 수 없다. 현 시점에서는 학부모의 부담 비율을 감소시키고 학교급식 대상을 재검토하는 등 15.2%에 해당하는 상대적 빈곤층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적인 지원과 배려를 병행하면서 점진적으로 관련 법안과 투자규모를 늘려가는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무상급식 정책을 시행함이 합당하다. 차제에 정치권에서 남발하는 장밋빛 공약으로 국가의 재정을 파탄 낼 수 있는 포풀리즘의 전형인 전면무상급식을 학부모들은 불꽃같은 두 눈으로 감시하여 막아내야 한다.

최근 불거진 이 논쟁을 보노라면 선후/주부가 뒤집힌 역시도행(逆施倒行)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만약, 병원에서 환자 급식을 전면 무료로 실시한다면, 환자와 환자가족은 좋아하겠지만, 추가 예산이 없어서 환자 치료에 드는 기타 예산을 줄여야 한다. 학교의 전면 무상급식 실시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수조 단위의 추가 예산이 소요되는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려면, 정부가 교육 예산을 추가적으로 증액하지 않는 이상, 교육 본연의 활동에 들어갈 다른 예산(시설유지관리, 교육내실화 등)을 무상급식 쪽으로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육재정의 절대적인 예산 규모가 갑자기 불어나기 어려운 여건에서 학교 본원의 역할인 교육에 투입될 예산의 상당 부분을 희생해가며 무상 급식이 절실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됨은 수긍하기 어려운 자가당착의 생색내기와 단기업적 지향적 오산이라 할 수밖에 없다.

급식이란 조직의 목적 달성을 지원하기 위한 부차적인 음식제공 서비스 일 뿐이다. 환자의 치료를 도와주기 위해 실시되는 병원 무료급식이 의료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지 않는다. 학교 급식이 학교교육의 질과 정비례 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저질 대학생을 양산하여 고등실업자의 온상이 되고 있는 불필요하게 많은 대학을 정비하기 보다는 그들의 등록금 일부를 국가가 부담하려는 반값 등록금 잇슈도 총선을 의식한 포푸리즘이기는 마찬가지이다.

한마디로 무상 전면적 급식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부유한 선진국에서 조차 하지 않고 시급하지도 않는 제도를 빚을 내서 생색내는 식의 무상급식은 가당치 않으며, 무상 급식 복지정책은 평등한 소득 재분배나 사회적 형평성 실현 원칙에도 위배되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국민의 혈세로 행하려는 무상급식이 현행인 극빈자에 대한 선택적 무상급식대상자에게는 아무른 혜택이 없지만, 부유층을 더 부요해 지도록 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