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방전략(defense strategy) 개념 변화와 한국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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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2차대전 이후 미국의 국방전략 변화 과정

 

전후 동서 양대 진영 대결 구도하의 이른 바 냉전시대에 있어서 두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은 유럽을 중심으로 NATO와 WP가 군사적 대치상황을 지속하면서, 다른 한편 아시아에서는 소련과 손잡은 중공이 세력을 팽창하게 됨으로서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의 두 전구에서 동시에 세계적 규모의 전쟁을 치를 태세를 갖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당시 미국은 소련과 중공이란 거대한 양대 공산주의 세력을 막아내야 했던 바, 국방전략 내지 국가군사전략은 이른 바 봉쇄전략(CONTAINMENT)으로 표현되었다. 물론 이 때엔 2개의 큰 전쟁을 치르면서 국지적인 소규모 전쟁(0.5)도 함께 치러야 했으니, 이를 2.5전략으로 통용하였던 것이다.

그후 1953년에 스타린이 사망하고 후루시초프가 평화공존을 표방함과 동시에 중공과 소련의 불화로 중소분쟁이 격화되면서 국제체제가 양극화에서 다극화로 이행되기 시작했다. 이데올르기 보다는 국익우선 추구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당시 상황 하에서 1967년에 미국 대통령 닉슨이 중공을 방문하여 닉슨 독트린을 선언함에 죽의 장막이 열리면서 이른바 데땅드(긴장완화)시대가 도래하였던 것이다.

그 당시 미국은 월남전에 개입하게 되었지만, 중공이 아시아 전구에서 소련의 방파제 내지 완충작용을 해주게 되니, 미국은 하나의 큰 대소전쟁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 당시의 전략을 1.5전략이라 하였다. 소련이란 큰 적과 대응하면서 지역분쟁인 베트남전쟁에 마음 놓고 10여년간 개입할 수 있었음은 중공이 소련을 견제하는 작용을 해준 까닭이었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긴장완화나 평화가 아니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지구도처에서 분쟁이 빈발하였고, 미국이 세계경찰로서의 힘의 한계를 자인하게 되었다. 그 후 1980년을 전후하여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토로이카와 그라스노스트(개방과 개혁)을 표방함으로서 베르린 장벽이 문어져 독일 통일되고, 동구제국이 소련 붕괴(15개 수련방 국가 이탈 독립)와 함께 자유진영으로 전향하고, 중국(중공)이 자본주의경제체제를 도입하는 등 일대 변화가 도래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탈냉전시대의 개막이었다.

그리하여 이른바 신세계질서의 3대 공유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협력적 안보가 범세계적으로 수용되면서(북한을 비롯한 소수 사회주의 신봉 국가 제외), 미국이 또다시 군사적/경제적 초강대국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단극체제로 이행되어 21세기에 진입하게 되었다. 그래서 양대 적대세력인 러시아(소련 후신)와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의 적이 아닌 파터너가 됨으로서 미국은 사실상 소규모의 국지전쟁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면 족하게 되었고 더 이상 대적을 봉쇄할 필요조차 없게 되고 보니, 다수 우방/맹방과 협력하여 국제안보를 책임진다는 전제하에 봉쇄 대신 참여(ENGAGEMENT)전략을 내세우면서, 큰 전쟁 위험은 없어지고 작은 규모의 다수 전쟁에 대비하는 0.5 n 전략을 채용해 왔었다.

그런데 2000년대 초에 와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한 중국이 연 10% 이상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군사력이 팽창하여 아시아의 패권국가로 등장하여 미국의 위협세력으로 변모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북한과 밀착하여 북한의 핵개발과 국제사회 무법자 역할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물론, 최근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였다. 중국은 유엔상임이사국이며 핵강국으로서 이제는 명실 공히 G-2로 두각을 나타고 미국과 초강대국 위상을 다투면서 2011년에 와서는 항공모함 진수와 함께 스틸스 항공기 실전배치 등 세력투사전력을 역외로 과시하게 됨으로서 미국을 심하게 긴장시키게 된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더 이상 참여전략으로서는 거대한 중국을 당할 수가 없게 됨으로서 봉쇄와 참여를 결합한 이른 바 봉참전략 즉 congagement(containment + engagement)란 신조어를 제시하게 되었다. 물론 이 용어는 미국의 국방백서(annual defense report to congress)나 국가군사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같은 공식 문서엔 나와 있지 않으나, 미국의 저명한 씽크탱크에서는 기정사실화하여 통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와 관련하여 금번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파네타 국방장관이 신 군사전략개념의 지침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미국이 잠정적인 적을 중국으로 보고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다시금 데땅드시대로 환원 하는듯한 전략개념으로서 1 plus 전략이라고 명명 발표한 것이다. 한 개의 큰 전쟁 대상은 분명히 중국이고, 여기에 부가하여 프러스 알파로서 중동이나 동북아(한반도 등)의 또 다른 적은 전쟁 대상을 상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미국의 누적되는 재정적자와 함께 2012년에 치르질 대통령 선거를 전제 할 때, 외교보다는 내치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제2의 베트남전쟁이란 비판을 받아 온 실패작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종식하는 과정에서 행한 불가항력적 선택으로 보여 진다.

 

 

2. 2010년도 QDR(4년차 국방 검토보고)의 국방전략 개념

 

 

　미국방성의 2010년도 4년차국방검토보고서(Quadrennial Defense Review Report)를 보면, 서문에 이어 방위전략, 군사력 재균형화, 국민보호, 대외관계 강화, 환경대응, 위기관리 체제 및 결론의 8개장으로 구성된 A-4용지 105매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10 QDR은 재래식 전쟁에 덧붙여 사이버 테러,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그리고 대량파괴무기 확산 등이 혼합된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안보전략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년 단위를 원칙으로 지난 1997년부터 발표된 QDR은 향후 미국 군사전략의 초점이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무엇인지를 예측하고 대비하는데 있어 판단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 이런 변화는 한미동맹관계에도 필연적인 조정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제대로 읽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서문에 보면, “앞으로 10~15년 사이에, 미군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충분한 통상전력을 가진 어떤 지역세력도 또한 연합세력도 출현할 가능성은 없다. (중략) 미국의 안전보장환경의 구축은 2개의 기본적인 가정(假定)에 입각했다. 곧 미국은 앞으로 15~20년간에 걸쳐 전세계에서 정치적 및 군사적인 관여를 계속한다. 그리고 미국은 현실의 라이벌과 잠재적 라이벌에 대해, 군사적 우위성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정보혁명을 뒷받침하는 IT(정보기술)는, 전쟁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군사혁명(RMA: revolution of military affair) 또는 정보혁명이라 하는, 그 위력은 걸프전쟁 당시의 열선암시장치, GPS위치측정시스템, 합성개구(開口)레이더의 전장감시(J-STARS)시스템 등의 정보시스템과, 원거리 정밀공격 순항미사일 등에서 이미 증명되었으며, 성능과 위력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음이 현실이다. 또한 이는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외교상의 이상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군사체제 변환을 Military Transformation이라고 하였다.

불확실한 안보 환경에서 오는 광범위한 위협에 대한 대비'를 핵심적인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재래식 전쟁뿐 아니라 각종 테러공격이 심각한 위협으로 대두됐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지만, 리 알려져 있다시피 미국이 장기간 고수해 온 윈-윈 전략은 중동과 동아시아에서 동시에 재래식 분쟁이 생길 경우에 양쪽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원칙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2개 전구전략의 포기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국이 직접적인 개입보다 동맹국의 안보역량을 향상시켜 분쟁을 억제한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게 보여준 것 같다.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 특기할 대목이다. 2010 QDR은 주한미군을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유연성의 시행 시점을 시사하고 있다. 즉 현재 가족동반 없이 1년 단위로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에 가족동반 근무제가 정착된 이후 주한미군이 전세계 비상사태 지역으로 이동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가족동반 근무제가 정착되는 3-4년뒤면 전략적 유연성이 작동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양안 문제 등 예민한 동아시아 안보정세를 고려하면 매우 복잡한 상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또 구체적으로 북한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 도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점도 지나칠 수 없다. QDR은 미국이 미사일 지역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적절한 고통분담을 통해 역내 억지력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WMD로 무장한 국가의 불안, 붕괴는 순식간에 지구적 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 급변사태에 각별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우려라는 상반된 변수가 어떤 한국안보의 영향요인으로 작용할 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QDR은 미국방성이 4년마다 발행하는 전략적 목표(strategic objective)와 잠재적 군사위협(potential military threat)을 분석한 연구보고서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미국의 군사교리(military doctrine)를 기술한 공식문서이기도 하다.

미국의회가 국법으로 국방성에 지시하여 합참의장과 더불어 미국의 군사전략과 군사력발전계획 그리고 군사자원을 광범위하게 연구 검토하고, 현행 군사전략이 임무, 전력구조, 현대화 계획, 예산배정 등에 있어서 국가안보전략에 규정한 범위 내에서 상호 용납성이 있는지 타당성 여부를 면밀하게 분석 평가 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따라서 QDR의 내용은 다음 회계연도의 국방예산과 군사전략 및 전력구조 상호간의 용납성을 검정하는 귀중한 공식문서가 되는 것이다.

미국의 전지국적 역할(global role)이 국제체제의 통합과 활성화임을 전제로 하여 미국의 국가이익을 안보, 번영, 보편적 가치의 준수, 협동을 증진할 수 있는 국제질서의 4가지로 집약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거창한 미국의 국가이익을 위하여 미국방성은 4대 우선적 목표( 현행 전쟁의 승리, 분쟁의 방지 및 억제, 적대세력의 퇴패 및 광역 우발사태 진압 대비, 전 국내 가용전력의 증강 보존)를 제시하고서 이들 간의 자원(resource) 및 모험(risk)의 균형을 도모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목표인 "분쟁 방지 및 억제" 대책으로 제시한 5가지는 다음과 같다. 여기에서 각항이 갖는 의미상관성을 중심으로 주한미군의 장차 기능과 역할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제휴국가들(partner nations)의 안보역량 개선을 위하여 요구되는 군사능력과 체제의 획득과 발전을 지원한다.

둘째, 제휴국가들의 안보역량을 훈련, 지원, 자문하도록 미군의 능력을 제고시켜 이들이 다국적 평화유지 작전에 기여하도록 한다.

셋째, 제휴국가들에게 잠재적 위협과 다발 사태를 식별하여 전지국적 안보환경을 계속적으로 주지시킨다.

넷째, 미국의 전 지배영역과 전방배치(forward stationing) 및 순환전개(rotationally deployed) 기지 그리고 국제협약에 따라 주둔한 제 합동 및 연합부대의 전지국적 방위태세를 확장한다.

다섯째, 미국이 추구하는 바 세계평화 및 핵무기 폐절이 미국과 동맹국의 국익에 합치하도록 안전하고 보장된 효과적인 핵무기 재고의 최저수준 유지를 추진한다.

 

3.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지침(DEFENSE STRATEGIC GUIDANCE)

 

지난 1월 3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펜타곤의 군수뇌부가 모인 회의석상에서 “이라크와의 전쟁을 종결하고 아프칸의 자체 책임으로 불원간에 분쟁상황을 전환시키게 된 시점에 처하여 참여한 맹우방들은 능력을 증진시키고 안보와 번영 그리고 인간적 존엄성을 향상시킨 그 동안의 전쟁이 이제 새로운 부담공유의 기회 창출을 도모하게 되었다”고 전제하면서, 미국의 군사력을 향후 전영역의 우발사태(full range of contingencies)에 대처가능토록 기민하고, 신축성 있고, 잘 준비된 정예군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리하여 비록 국방예산과 인력이 감축된다 해도 여전히 미군은 유사 이래 가장 잘 훈련된, 가장 잘 장비되고 잘 통솔된 정예강군으로서 전지국적 지도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훈시하였다.

이어서 파네타 국방장관은 변화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도전적인 재정여건 상 미국은 국방전략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면서, 대통령의 지침에 따라 국방부의 민간 및 군 고위층은 물론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 그리고 각 통합군 사령관과의 논의를 거쳐 미국의 국방전략 개념을 바꾸게 되었다고 부언했다.

또한 그는 새로운 전략 개념은 오늘의 전쟁보다는 미래의 도전에 대비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미국의 폭넓은 국가안보이익을 보호하면서 국가적 재정 보완에도 국방비 감축을 통하여 일조하려는 것이라고 그 취지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미군은 가능한 한 혁신적이고 저비용의 국방체제로 안보목표를 성취하되 우방국과는 훈련과 윤번제의 현시(rotational presence) 그리고 자문적 역할로서 대응 동참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여전히 미군은 전지국적 안보에 계속하여 공헌하게 될 것이며,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재균형의 세력배비를 통하여 역내의 공동이익을 보장하고 기존 우방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 할 것이고, 핵무장한 호전적 세력인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하고 방어하기 위하여 타 맹방들과 공동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한반도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였다. 그리고 미국은 유능한 동맹 및 제휴국들과의 상호 접근을 도모하면서 상호간의 채임 있는 행동에 대한 국제적 규범을 강화하고 적실성 있고 호혜성 있는 능력을 유지함으로서 공동이익을 향유키 위하여 전지국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미군의 10대 기본 임무를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➀ 대러리즘과 비정규전 대응, ➁ 적 침공 억제 및 격퇴, ➂ 반접근(anti-access) 및 지역거부(area denial)도발 대응을 위한 세력투입, ➃ 대량파괴무기 대응, ➄ 사이버전쟁 및 우주전쟁 대비, ➅ 안전하고 확실하고 효과적인 핵억제 ➆ 국토방어 및 민간 당국 지원, ➇ 군사력의 해외 안정 현시유지, ➈ 대분락작전(counter-insurgency operation) 수행, ➉ 인도적 지원 및 자연재해 구난 작전 수행.

이 중에 주목할 것이 전항에서 언급한 1 plus 전쟁개념을 2항에서 시사한 것이라고 하겠다. 미군은 여하한 잠재적 적대세력(potential adversary)이라도 이를 저지 격퇴(deterring and defeating)할수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는, 미국은 복수지역에 중요한 국익이 존재 할 수 있으므로, 미국의 군사력은 특정 지역의 대규모 작전에 투입되어 있다 할지라도 다른 제2지역의 임기적인(opportunistic) 적대세력을 억제 및 격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면서도, “But make no mistake... we will have the capacity to confront anf defeat more than one adversary at a time.”( 그러나 착각하지 말라... 우리가 동시에 한 개 이상의 적과 대결하여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겠다는 것으로) 라고 토를 달았다. 이는 분며히 종전까지의 동시에 2개지역 전투에서 승한다는 win-win 전략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2012년 2월에 2013년도 정부예산을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 시 향후 10년간 국방비를 4,500억 달러를 삭감하고 병력을 약 10만 명 감축한다는 내용이 기정 사실화 된 이상, 미국의 군사적 능력과 목적은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이 목적과 수단 내지 전략과 전력의 부조화 현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뎀시 합찹의장은, “미군의 전력구조가 명시적으로 2개의 전쟁을 축차적으로(simultaneously)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던 바와는 신전략개념이 다소 차이가 있지 않은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미국의 전략은 항상 우발 사태가 언제 어디서 발발하더라도 이에 대응하도록 되어 있음은 변함이 없다. 이에 대한 선택의 범위는 국가의지에 달려 있다. 아무튼 미군은 국익을 위하여 동시에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함축성 있는 평가를 한 바 있다.

 

4. 한국안보에 미치는 부(負)의 효과

 

2012년도의 미국방백서가 6월에 발간되면 구체적인 국방전략과 군사력의 질적 양적 변화 청사진이 발표되겠지만, 미국방예산의 삭감이 미군의 감축을 전제로 한 것이며 특히 이에 따라 미군의 해외 주둔군의 규모와 기능에 변화가 올 것은 불문가지이다. 주한미군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미군의 총병력은 140여만명에 불과한데 여기에서 20만명을 감축한다는 것은 주로 지상군이 해당되겠지만 대단히 비중이 큰 것이다. 불원간에 아프카니스탄 주둔군 11만명이 철수한다고 해도, 유럽에 약 8만명이 상주해 있으며, 중동/아프리카에 1만 5천명, 중남미에 1천6백여명, 아시아에 6만5천여명(주한 미군 2만 8천여명 포함)이 주둔하고 있는바,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유럽보다 병력수가 상회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한반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고양되고 북한의 물리적 위협이 상존하지만, 주한미군의 존재가치는 2015년에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나면 그 위상이 지극히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거대한 중국의 가시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전진기지로서 주한미군이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나 순환적 세력 현시 그리고 위협의 공동분담 원칙을 전제 할 때, 한국 안보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매우 불안정적 상황을 맞게 될 것이 자명하다.

 

첫째, 2015년 말엔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전시작전권이 환수됨으로서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유엔군사령관의 3중 직능을 가진 미군 4성장군의 한국방위책임이 해지됨으로, 그의 대 북한 전쟁 주도적 책임이 정쟁지원이란 방계적 위치로 바뀐다. 따라서 북한의 남침 전쟁 재개 시엔 미국의 전쟁권한법(war power act)이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엔, 현장 지휘관으로서 최소한도 3개월간의 자동개입에 의한 전쟁수행 가능성 마져도 없어짐으로 한국군 단독으로 초전을 감당할 수 있는 준비 태세가 갖춰지지 못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아직도 한미간에 체결된 FTA마져 무효화하겠다는 반미세력이 고개를 쳐들고 있어 주한미군과의 정보공유나 작전지원이 유사시 원활하게 성사될지는 의문이다.

 

둘째, 북한의 핵을 억제 할 우리의 능력부재 상황 하에서, 그들이 핵투발 공갈로 수도권을 조기 선점한 다음 2천만 인구를 핵 인질로 잡고서 휴전을 강요하게 되면 국력이 완전히 역전된 상태에서 백기를 들게 될 수 있다. 핵우산은 남침 전쟁 돌입 시 주한미군의 작전통제를 받게 되는 미해군 제7함대의 함상 핵무기로 북한의 핵 진지를 예방공격하던지 대기권에서 투발된 북한의 핵탄두를 요격함으로서 가능한데,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엔 핵우산의 자동 제공이 보장될 수가 없다. 현재의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의 10개 통합군 사령관과 동격의 특수 지위를 향유했으나, 2015년 이후인 미태평양 사령관의 한 단위부대장 위치로 격하됨으로 미해군7함대와의 지휘권관계도 달라진다.

 

셋째,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이 완성되면, 노동과 대포동 미사일로 미국본토에서 출항 이동해 올 주한미군 증원전력의 해상 이동을 타격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권한법이 승인되더라도 미군의 추가 증원은 기대 할 수 없다. 핵미사일 포격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의 대선단이 1개월 이상 항행해 올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소수의 주한미군은 효과적인 장기전 수행이 불가능한 바, 전쟁 개입자체를 유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개념이 금년부터 발효하는데, 중국과 북한의 밀월관계를 전제 할 경우, 6.25때와 같이 미국이 한반도 전쟁을 하나의 큰 전쟁으로 여기고 적극 개입할 것인지 여부는 아무도 장담 못한다. 국방전략개념이란 것은 국가이익과 국가지도자와 의회의 의지 내지 선택/결정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 정도로 한국을 중요시 않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넷째, 2013년에 만약 좌파 정권이 재집권한다면, 종북/반미 세력이 현행 한미관계를 종식시키고 주한미군을 철수토록 촉진 할 것이 명약관화한 바, 대한민국의 운명은 풍전등화격이 될 것이다. 만약 현 정권이 계속 연장된다 해도, 아직도 평택미군기지 공사가 지지부진하여 동두천에 철수한 미군의 갈 곳이 막연한 상황이라면, 철수를 촉진하는 결과가 되고, 여전히 우리의 자주국방 노력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연합사 해체와 때를 같이 하여 김정은 체제의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국부적인 무력 도발이라도 해 올 경우, 주한미군이 더 이상 전쟁수행의 주인이 아닌 객의 입장에서 방관 할지도 모른다. 지상군이 아닌 해공군의 형식저인 지원으로 국한 될 공산이 크다. 사단 규모에 미달하는 미육군 제2산의 연대급 전투원으로서는 지상전에 개입하긴는 역부족이다.

그들의 새로운 전략개념에 따라 군사적 유연성을 전제로 전쟁 발발 징후가 있으면 사전에 미군 일부가 타 지역 용도로 전환 투입도 가능하고, 거액의 주둔 비용부담도 추가 요구할 수 있을 것이나 한국정부의 수용이 여의치 않으면, 이를 구실로 추가 감군도 불사할 것이다. 이른바 오늘의 전략적 동맹관계를 가시적으로 제도적으로 확고히 하려면, 미일안보조약처럼 군사외의 영역까지 상호 협조토록 명문화하고, 전쟁 시 자동개입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신설하도록 해야지 외교적 수사에 따른 전략적 동맹관계는 실효성이 없다(조.중우호협렫조약 자동개입 조항처럼). 현재는 한미 각국의 헌법절차에 따라 군사력의 주둔이 가능토록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불행하게도 오늘날 복지 포푸리즘에 탐닉되어 공짜와 반값에 몰입하고 있는 부각된 차기여야 대선주자는 안보문외한 일색이라 미국의 국방전략 변화가 한국안보에 어떤 결정적인 마이너스 효과로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평가나 판단을 외면하는지 언급조차 없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란 말처럼 2012년에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니, 미군도 가벼운 마음으로 주한미군을 알아서 운용하려 할 것이고, 이미 미육군 제2사단은 1개 여단과 사단본부밖에 남은 것이 없고 주력전투부대는 빠져나갔으며, 강력한 대전차 요격 화력인 아파치 헬기 대대도 철수하였다. 우리의 대적 정보 능력(특히 영상 및 신호 정보 분야)은 주한미군 없이는 눈뜬 장님격임을 전제한다면, 미래전 수행은 암담할 뿐이다. 미국은 노무현에게 주한미군의 부담을 경감시켜 준데 대한 마음속의 감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미연합사 작계5027도 자동 무효가 되는 바, 오끼나와에 주둔한 미해병 제3상륙군도 대부분이 이미 미국 본토로 이동해버렸으므로 유사시 한미 연합상륙작전에 의한 북한 수복의 꿈도 살아지고 말았다. 금년도 국방 예산 32조여 억 원 중에 전력증강비는 겨우 9조8천여 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관리운영비이니, 국가예산의 10%도 안 되는 소액의 국방예산으로 무슨 자주국방을 하며, 그것 마져도 관리운용비에 다 쓰고 그 3분지 1도 안 되는 것 가지고 언제 무엇으로 주한미군 대체전력을 건설하려는지, 이제 연합사 해체가 1년 반 후의 목전에 박두했어도 태평성대로 허송세월만 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의 국방예산평성도 참으로 주먹구구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까지의 기존 한미연합전략이 새로운 한국군 단독 전략개념으로 변경 성안 발전되어야 하고, 그 전략개념에 기초하여 새로운 위협평가와 함께 군사력의 소요가 제기되고 그 것을 뒷받침하는 국방자원이 배분되어야 하는데, 현재 군사전략이 아직 만들어 지지도 못한 가운데, 무슨 잣대로 국방예산을 편성 요구하고 집행하는지 오리무중이다. 조일7년전쟁(임진왜란)과 6.25전쟁의 교훈을 망각한 대한민국 위정자들이여, 2500여년전 춘추전국시대의 사마양저가 갈파한 망전필위호전필망(忘戰必危好戰必亡)이란 경구를 되새겨야 할 시점임을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