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의 신 냉전기류와 한국안보의 딜레마

이선호 : 한국안보평론가협회장, 행정학박사

 

문제의 제기

근자에 와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경제2위의 위상을 과시하면서 명실 공히 G-2로서의 국력이 급부상함과 동시에 역내 강자로 일본을 제압하고서 패권 및 군비경쟁에 두각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남중국해 도서들의 영유권 분쟁과 북한의 핵무장 위협 등이 가세하여 중국위협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 중심(PIVOT TO ASIA) 전략과 함께 2012년 이후 중국을 압박 견제하고자 이른바 봉참(봉쇄 및 참여, CONGAGEMENT= CONTAINMENT+ENGAGEMENT)전략을 펴면서 자국의 군사 경제적 유익을 도모코자 미일밀월시대를 전개하고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촉진하는 맥락의 미일안보동맹을 가일층 강화 하려하고 있다.

일본은 헌법 제9조의 전쟁포기 및 전력 불보유 조항을 개정하여 보통국가의 국방군을 건설은 물론 해병대를 창설하여 유사시 센가쿠 열도와 독도에 상륙할 태세를 갖추려하고 있다. 이 같은 미.중.일간의 신냉전시대 회귀기류 조성분위기속에서 한국은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이른바 아시아의 자기모순(ASIA PARADOX)속에서 외부적 위협을 인지하면서 “고래싸움에 세우 등 터지는” 격의 안보 딜레마에 빠져 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남북간의 긴장 고조와 한일간의 갈등심화의 현실적 여건하에서 우리의 엄연한 고유 영토인 독도를 고수하기 위해선 현재와 같은 미온적인 대응책 이대로 둘 것인가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 같은 역내 안보정세는 제2차대전후부터 1990년대 초까지의 냉전시대/데땅드시대로 환원회귀하는 미소간 또는 미중간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화해와 협력관계의 악순환/재판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군국주의를 미화하고 군사력을 대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이 유엔헌장을 빌미로 집단자위권 행사를 헌법 개정으로 합법화 및 정당화하려는데 대하여 미국이 적극지지 성원하는 입장을 보임에 고무되어 미일안보밀월관계를 형성 유지하면서, 역내에서 중국과의 패권 및 군비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원방포위함에 있어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시아로의 군사력 증대 확장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바, 일본이 미국의 군사적 역할을 부분적으로 대행해주는 차원에서 일본의 우경화에 따른 군사력 대형화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조기회를 촉진하는 셈이 된 것이다.

다른 한편 미국의 포괄적 전략동맹인 한국은 북한의 심각한 군사적 위협(특히 핵무기)하에서 긴장이 고조된 분위기이다. 2015년말의 한미연합사해체에 대응한 자주적 억제전력 불비 상황인지라 북핵문제가 해소될 때 까지는 한미연합사 해체를 유보시키지 않을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해있다. 미국 국방당국으로부터는 연합사해체 시한을 달력에 명시한 일자로 정하지 말고 안보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한다는데 대체적인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에 따른 국방비 자동감축을 고려하여 한국이 주한미군주둔비를 연 1조원수준으로 증액하도록 하고, 북핵 위협에 공동 대처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 참여가담하며, 차세대 공군기종선정(FX) 결정도 미국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따르기를 원하는 등, 한미연합사 해산 재 연기 조건이 상호 연계되어 있어, 한국은 매우 어려운 4면초가와 같은 위기현실속에서 현명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현재 5만 여개의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액수의 무역흑자를 누리고 있는 바, 경제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소헐하게 할 수 없는 현실적 여건임은 물론, 이상의 미국이 원하는 제반 조건이 모두 중국이 원하지 않는 사안인바, 한국은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센드위치와 같은 처지가 되면서 현실적 생존전략모색에 고민과 두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더욱이 일본과의 관계는 극단적인 불화분위기가 심화되어가고 있는데다, 북한과는 최근에 와서 어렵게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시작되었으나 긴장은 여전히 완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신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과 함께 핵/경제 병진정책을 표방하고서 핵 절대 불포기선언을 강도 높게 외치면서 4차핵실험 임박 징후를 보이고 있으니 한반도 안보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성과 불확정성의 짙은 먹구름으로 가려 있다고 하겠다.

 

2. 동북아의 안보 정세 추이와 신냉전 기류

21세기 국가안보는 냉전시대의 미국ㆍ소련 양극체제 이데올로기 및 군비경쟁이 사라져 전쟁의 위협은 다소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지구촌 도처에서 일어나는 각종 분쟁과 갈등은 여전히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가 위치한 동북아 지역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강력한 힘을 가진 국가들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둘러싸여 있는 특수한 안보환경인 신냉전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동북아에는 역내 국가들 간의 상호교류와 다자협력이 증대되고 있으나, 북한의 핵무장, 대만과 중국간의 양안문제, 일본과 한국간의 해양주권문제(독도) 등 해묵은 갈등과 분쟁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역내 국가들 간의 안보불안을 빚고 있다.

한마디로 동북아는 한반도를 위요한 세계4대강국이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상호 각축과 패권 다툼을 하는 국제권력정치의 장이 되고 있으며, 4강이 자국 실리를 추구하면서 서로 협력과 견제를 도모하고 대립과 경계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미국은 한국, 일본, 호주 등과 동맹관계의 유대를 강화하고 다자간 안보체제 구축을 추구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제휴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연합훈련을 실시함과 동시에, 역내 여타 국가들과의 안보 불확실성을 해소코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1999년 이후 3차에 걸쳐 실시 한 바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간의 군고위급 상호 방문과 해군함정의 교환 입항은 괄목할 만한 군사교류 성과라고 하겠다.

러시아는 한때 무자비한 소련이란 가면으로 미국과 자웅을 다투는 세계2위의 강대국으로서 패권을 누렸으나, 2000년대의 탈냉전시대 도래로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연방이 해체되고 복속되었던 15개국이 분리 독립함으로서 위축된 러시아란 이름으로 약화 재편되었다.

중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경제성장이 고도화되기 시작하여 드디어 2009년엔 독일을 제치고 세계2위의 수출국이 되었고, 2010년엔 GDP순위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42년간 누려온 일본의 2위 자리를 탈환하였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2위의 군사비(1293억달러) 지출국이 되고, 핵탄두 보유량도 세계3위이며,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유인우주선 발사까지 성공하고 보니, 이 같은 급격한 국력신장은, 산업구조와 정치개혁부재 등 부정적 제한 요인도 있지만, 2030년이면 미국 마져 추월하여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강대부국으로 부상할 전망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또한 러시아의 바랴크함을 도입 개조한 50대의 함재기를 탑재할수 있는 항모를 시험운전하면서 수척의 자체 항모를 개발중이며, 잠수함발사 탄도탄(SLBM)을 장착한 핵추진잠수함(SSBN)을 실전배치 직전에 있고, 사정 12,000KM의 대륙간탄도탄 동풍-2도 개발 중인 바, 중국의 대외투사전력은 미국을 위협할 태세이다.

그리하여 중국 위협론이 현실화됨으로서 미국은 전략적 재확인(strategic reassurance) 원칙으로 중국과는 참여(engagement)와 저지(hedging)의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면서 실용적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세계질서(New World Order)의 개념을 주창하며 미래의 모든 잠재적 경쟁국의 부상을 봉쇄하려는 의도(중국, 일본, 독일 등) 즉 미국이 세계적 패권을 지속 장악하려는 의도를 표출하고 있다. 이것이 국가이익증진에 적합한 세계안보환경을 주도적으로 창출하려는 미국의 세계전략목표이다. 이와 관련하여 21세기 미국의 안보 전략 중 특기할 만한 점이 바로 미일 동맹의 순항이라고 하겠다. 1990년대 초 이후 미일 관계는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에서 일본 통과(Japan Passing), 나아가 일본 무시(Japan Nothing)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경유했으나, 미국은 일본이 아태 지역 방위에 대한 비전, 즉 글로벌 안보를 위해 미국과 책임을 분담할 것을 상정한다. 효율적인 안보 협력을 위해 유엔헌장의 기본 정신인 “one for all, all for one“에 충실토록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collective self-defense) 유보 조항, 즉 동맹 협력의 장벽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잠재적 경쟁국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으로 미국과 영국이 일본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미국은 비대칭적 위협 세력을 억제하고자 동맹과 우방의 공조 하에 비대칭적 이점을 강화하여 불확실한 안보 위협 제거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억제란 적으로 하여금 도발을 하게 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보복 가능성을 초래한다는 것을 확신시킴으로써 행동 자체를 제어하는 심리적 수단인데, 이것이 상대적으로 합리적 정책 결정 구도를 가지고 있던 소련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북한같은 불량국가의 비합리적/비이성적 정권에는 적실성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응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발상을 하게 된 것이다. 비록 어느 나라도 미국의 군사력에 직접 도전하기는 어렵지만, 비대칭적 위협(asymmetrical threats)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 미국은 엄중 경계하고 있다. 약소국이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을 획득하거나 미국의 컴퓨터 망을 두절시키고 테러집단이 미국을 겨냥하는 예가 그것이다. 만약 미국이 이러한 테러전의 공격대상이 될 경우, 일본이 자국이 피해를 입은 것과 같은 맥락에서 대응세력을 즉각 투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여전히 미국은 역내에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궁극적 보장자(ultimate guaran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바, 국제정치, 경제, 군사면에서 어떤 강대국도 미국을 넘볼 수는 없음이 현실이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 발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특히 대테러전이란 신종전쟁에 있어서는 동맹국의 협력과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해 젔으며, 미국의 힘이 노쇠의 기미와 제한성을 노증하게 됨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와 관련하여 한반도 주변 4강(미, 러, 중, 일)의 군사비가 전세계군사비의 절반을 상회할 정도로 이들 간의 군비경쟁이 격화됨으로서 동북아가 세계의 군사력 집중현장이 되고 있다. 역내에선 여전히 미국이 군사적 절대 우위를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은 해군력 및 공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핵억제력 유지와 저강도 분쟁에 대비한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에 중점을 둔 전력증강을 추진하되, 지상군은 여단급 전투부대로 개편하고, 해군은 원양투사능력 향상에 주력하고, 공군은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과 방공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국제관계에 있어서 역내 강대국의 협력은 지극히 현실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니, 중국은 부상하고 있는 자국의 힘을 만끽하면서 누구에게 밀려서 어떤 정책을 바꾼다는 것은 외교정책상 국가 위신상 용인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미 세계적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에게 한국이 미국을 배경으로 대북정책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거나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래전에 나포레옹이 “잠자는 사자, 중국을 깨우면 세상이 요동칠 것이다”라고 한 경고가 현실화된 것이다.

중국은 경제발전을 위해 안정적 대미관계를 희망하고 있지만, 동시에 여전히 유일초강대국인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중국 봉쇄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경제관계 심화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안전과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가일층 강화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이 중국과의 특수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전제한다면, 한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의 무법자인 북한을 단속해 주기를 바람은 과욕일지 모른다.

한국은 한반도의 긴장고조가 한미군사동맹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나,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가 약화될 것을 우려함으로서 한중관계가 손상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하니, 한미관계 강화가 한중관계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오늘날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은 가치기반동맹을 형성해 있으며,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정치/군사 균형 관계를 이루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은 경제적 상호의존관계 속에서 이해(利害)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히 불순한 안보환경에 처한 한국은 이 같은 복잡 미묘한 주변 4강의 역관계와 자국실리추구란 국제간의 권력정치 메카니즘에 따라, 고래싸움에 세우 등 터지는 격이 안 되기 위해 전방위 외교와 국익우선의 안보정책을 펴면서, 당면한 한반도의 남북 간 무력대치 현실을 슬기롭게 평화 지향적으로 극복하고, 대망의 선진화와 통일을 이룩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와 있다.

 

3. 한국안보 딜레마 현실 극복을 위한 현책 모색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나온 무경칠서(武經七書)의 하나인 사마양서(司馬禳書)에 보면 천하수안(天下雖安) 망전필위(忘戰必危) 호전필망(好戰必亡)이란 경구가 있다. “천하가 비록 편안하다고 할지라도, 전쟁을 잊어먹으면 반드시 위태로워지고,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한다“는 이 메시지는 오늘날의 한국과 북한을 지향한 지당한 경고의 가르침이 아닌가 한다. 우리의 주적인 북한은 절대적으로 우세한 대량파괴무기와 상대적으로 강력한 재래형 군사력을 갖추고서 대한민국을 초토화시킬 군사행동을 감행하겠다는 공갈 협박을 강도 높게 반복하고 있다. 온 국민을 전쟁 페닉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북한의 대남 침공의지는 김정일 때의 ”불바다 위협“과 ”잿더미 위협“의 연장선상에서 그 친자 세습 폭군인 김정은은 한 술 더 떠서 ”3분내 초토화 위협“을 겁 없이 내 뱉으면서 3차 핵실험의 운을 띄우고 있다.

주객관적으로 볼 때, 한반도는 현재 극단적인 불안정성과 불확정성이 지배하는 전례 없는 최악의 안보환경에 처해 있음이 자명하다. 한반도가 세계에서 가장 밀도 높은 200만명 이상의 군사력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동족 간에 서로 무력 대치하고 있는 발화성이 높은 화약고나 다름없다는 제3국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남한 당국이나 국민은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큰 문제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먹고, 마시고, 즐기느라고 국가안보문제는 마이동풍(馬耳東風)에 우이독경(牛耳讀經) 격이다.

 그러면 이와 같은 불안 현실과 관련하여 먼저 대한민국의 당면한 안보위협과 전쟁위험 요인부터 따져 보기로 한다. 안보위협은 외생적 요인과 자생적 요인 두 가지로 구분 접근 할 수 있다. 외생적(대외적) 요인은 다음 4가지로 집약된다.

(1) 포스트 김정일(金正日) 체제의 예측불가성( 豫測不可性)

(2)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배치 및 비대칭전력의 우위 견지

(3) 한미연합사 해체(韓美聯合司 解體) 및 미군 전작권 환원(戰作權 還元)

(4) 미국의 세계군사전략개념 변화(世界軍事戰略槪念 變化)

그리고 자생적(대내적) 요인은 이하 4가지라고 하겠다.

(1) 종북/좌경/용공/반미/반군 세력의 득세 및 부상

(2) 민주주의의 왜곡 오도(歪曲 誤導) 및 주적개념 마비(主敵槪念 痲痺)

 (3) 인기영합주의, 연고주의 및 도벽근성(populism/nepotism/kleptomania) 만연

 (4) SNS 열풍(熱風)과 정치문화의 오도

첫째, 김정일 사후 승계된 김정은 체제는 최근 당권과 군권을 김정은이 제도적으로 장악 확보함으로서 명실 공히 김정은은 국방위원장 자리를 비워 놓은 채로 김정일 이상으로 강력한 최고 권력자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고, 일사불란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발휘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보장되었다.

지난날 자기 권력을 거역하는 자를 김정일은 집무실에서 권총으로 사살했는데 반하여, 김정은 박격포로 포살할 정도로 잔인무도함을 보임으로서 기존 3C(cult, control, class)체제의 확립의지는 강경해지고 있으며, 애비가 미완성한 핵무기의 고도화와 위력의 대형화 그리고 탄두양산을 실현하고자 전력투구하려는 의지가 금번 탄도탄 시험발사에 이은 3차 핵실험 강행의지 표출로 확인되었다.

다른 한편, 김정은 추종세력은 그를 김일성을 닮은 “자애로운 지도자”, 김정일을 닮은 “효자 지도자”임과 동시에 “선군정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갖가지 우상화 작업을 병행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마디로 김정이 북한 주민의 기아상태와는 관계없이 할애비와 애비의 유훈을 기어코 관철키 위해 핵미사일을 조선완정(朝鮮完征)의 주력수단으로 삼고서 광적인 부전자전의 카리스마를 발휘하여 대남 혁명전략을 무위 실행할 가능성과 개연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식 사회주의 필승불패”를 성취키 위한 한반도의 미래 불확정성과 불안정성에 의한 예측 불가성 요인이라고 하겠다.

둘째, 세계 9번째의 핵무장을 한 북한은 핵무기의 위력을 킬로톤급의 전술핵탄두에서 매가톤급의 전략핵탄두로 고도화하는 핵융합기술을 계속 박전시키고 있으며,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이 조만간에 완성되면 단/중/장거리 미사일(스커드, 무수단 및 노동)에 장착 투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현재 보유중인 2-20발의 핵탄두를 그 수십 배나 더 생산할 수 있는 충분량의 핵분열성 물질인 P-239와 U-235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풍부한 매장량을 가진 우라늄 원광석을 무기급 U-235로 농축하는 기술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시인 공포한 바 있다. 북괴는 세계최빈국의 하나이지만, 세계유수의 대형 군사력은 물론 핵전력까지 보유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 러시아, 중국 다음으로 사거리가 1만KM 전후인 대륙간 탄도탄을 이미 개발 배치하여 지난 태양절의 시험발사는 실패했지만, 제4차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이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핵무기 공포를 야기 시키는 안보위협의 주범이고 원흉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셋째, 타율적인 한반도 안보위협 자초 현상이 바로 한미연합사 해체에 의한 전시작전통제권 환원이며, 이것이 한반도 정세의 예측 불가성을 가중시키고 있는 주범이다. 2015년 말에 전작권이 주한미군으로부터 한국군 합참으로 환원되면, 그 동안 평시에만 한국군이 행사하던 작전권을 평전시 공히 한국군이 맡게 된다. 즉 한미연합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 주한유엔군사령관의 3중 직책을 담당하던 미군 4성 장군에 의한 한국방위책임 수행권한이(DEFCON-3이후의 전시상황 하에서 자동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 행사) 해지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주한미군은 미태평양사령부의 예하부대로 독자적인 지휘체제를 지닌 주둔군으로 위상이 바뀌어 북핵이 투발됐을 경우, 전시전환 선포와 동시에 미해군 제7함대가 배속되도록 되어 있는 바, 제7 함대의 함상 탑재 된 핵무기가 예방공격이나 요격을 감행함으로서 한국에 대한 핵우산제공이 보장되도록 되어 있는 데, 이러한 한미 간의 제반 군사적 후속조치의 이행이 한미연합사해체 이후엔 모두 불확실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연합사 해체 시 까지 자죽국방이 성취될 가능성이 전혀 없으며, 핵은 핵이 아니면 억제되지 않는 다는 핵전략 원칙에도 불구하고, 북핵을 막아줄 미군의 핵 우산제공의 불확실성이나 불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넷째, 미국의 세계군사전략 개념이 바뀜으로서 한국안보에 심각한 역기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이란 말처럼 2012년에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니, 미군도 가벼운 마음으로 주한미군을 알아서 운용하려 할 것이고, 이미 미육군 제2사단은 1개 여단과 사단본부밖에 남은 것이 없고 주력전투부대는 빠져나갔으며, 강력한 대전차 요격 화력인 아파치 헬기 대대도 철수하였다. 우리의 대적 정보 능력(특히 영상 및 신호 정보 분야)은 주한미군 없이는 눈뜬장님 격임을 전제한다면, 미래전 수행은 암담할 뿐이다. 미국은 죽은 노무현에게 주한미군의 임무부담을 경감시켜 준데 대한 마음속의 감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미연합사 작계5027도 자동 무효가 되는 바, 오끼나와에 주둔한 미해병 제3상륙군도 절반(약 1만명) 이미 하와이, 괌 그리고 오스트렐리아로 이전배치가 확정되어 한미 연합상륙작전에 의한 북한 수복의 꿈도 살아지고 말았다. 금년도 국방 예산 32조여 억 원 중에 전력증강비는 겨우 9조8천여 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관리운영비이니, GDP의 3%(국가예산의 10%)도 안 되는 소액의 국방예산으로 무슨 자주국방을 하며, 그것마저도 관리운용비에 다 쓰고 그 3분지 1도 안 되는 것 가지고 언제 무엇으로 주한미군 대체전력을 건설하려는지, 이제 연합사 해체가 목전에 박두했어도 태평성대로 허송세월만 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고 답답하다.

다섯째, 국내 종북/좌경/용공/반미/반군세력의 발호(跋扈)가 괄목 할만하다. 특히 19대 국회엔 이들 세력이 전체의 10% 정도가 되어 의정단상이 적색분자의 활동무대가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 최근 이석기의 내란음모와 관령하여 통진당의 국회의원 모두가 이른바 보안/인권사범으로서 왕년에 폭력시위나 이적행위를 했던 자들로서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거나 복역중 김대중의 사면보권조치로 풀려난 자들이니 소름이 끼친다.

여섯째, 흔히 한국이 제2차대전 후 독립한 전 식민지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전쟁을 치르고서 잿더미가 된 후에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모범국가란 칭찬을 받기도 하는데, 비록 1인당 국민소득 2만여 달러를 성취하고 무역고 1조 달러를 돌파했지만 아직 경제 정의를 실현 하려면 요원하고, 선진국 같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루려면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의 3대 이념인 인권과 자유 그리고 평등이 심각하게 굴절 오도되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기본권이고 절대가치인 인권/인격이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된 후 정보사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상품화되고 기계화되고 동물화되어 가는 오늘의 현실은 인간 정체성 상실 위기(crisis of human identity)를 맞아 사회기강 문란과 부패를 수반하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의 존재가치와 애국심이 멸실됨과 동시에 개인 및 지역 이기주의와 인권 지상주의가 팽배하여 국가이익과 공익을 사익이 선점 제압하는 주객전도의 사회로 변질되었다.

같은 맥락에서 국가공권력이 깡패에게 매를 맞고 총기를 탈취당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무질서와 무책임이 판을 치는 자유가 아닌 방종이 기승을 부리고, 울타리 없이 무한계적 행동자유를 방치하는 오도된 자유의 음지에서 경찰의 부정/부패가 관례화되고 습성화되는 전형적인 후진사회의 양태를 닮아 가고 있는 것이다.

평등은 인간의 삶과 제도에 있어서 기회의 균등이지 물리적 평등이나 균형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노력이나 투입에 관계없이 똑같은 몫을 차지하는 공산주의식 가라먹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존 가치체제를 완전히 무시하고 질서와 규범을 뒤집어엎으려는 극단주의(radicalism)가 감성적 인기영합으로 대세에 편승하고, SNS에 의해 오 정보가 급속 확산 전파됨으로서 군중심리에 의한 우중정치가 강요당하는 반민주적 불평등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

일곱째, 대통령 중심체제인 데다 지나치게 권력이 일점 집중된 이른바 “제황적 대통령제”로 평가 받는 한국의 법제하에서,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불행하게 임기를 마감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당사자와 권력 주변 실세에 의한 인기영합주의(populism), 연고주의(nepotism) 그리고 도벽근성(kleptomania) 때문이라고 하겠다. 왜 역대 대통령은 이 3가지 악의 연결고리를 단절하지 못하고 악순환/반복을 밥 먹듯 계속하는가?

여덟째, SNS의 열풍이 기존의 의사소통체제를 마비시키고 정치문화를 오염 요동케 하고 있다. 특히 SNS의 규제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말미암아 기존의 전기통신법이나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인신공격도 명예훼손에 해당여부가 새로운 해석을 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IT 강국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이 나라에 불어 닥친 SNS의 열풍은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이완된 데 고무되어 상승 무드가 고조됨으로서 기존의 홈페이지 기능을 훨씬 뛰어 넘는 TWITTER와 FACE-BOOK 그리고 U-TUBE에 의한 메시지 소통이 신세대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메김하고 있다. 현재 전인구의 77%를 넘어선 FACE-BOOK과 TWITTER를 비롯한 BLOG와 CAFE 등 각종 홈페이지와 이매일 사용자들의 단문/감성 메시지가 스마트폰으로도 손쉽게 주고받도록 일상화됨으로서 시공간적으로 무제한의 쌍방통신이 최단시간 내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오정보/위정보/역정보가 허다하고, 정화되지도 않고 확인되지도 않은 gossip이나 rumor가 정론인양 유통되면서, 고압적인 반복 광교 효과로 말미암아 사실정보로 수용되고 만다.

북한의 선전용 메시지가 확대 재생산 전파될 경우, 사실정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수신자에게 진실로 수용될 수 있는바, 그들의 대남심리전과 통일전선전술의 효과적인 수단매체로 활용하려는 사이버공격이 감행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의도적으로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 또는 산업화의 압축 성장과정을 굴절 왜곡 오도한 내용이 남한의 친북 이적단체에 전파되면, 특히 전교조가 이를 모방 각색 가공 미화 과도 합리화하여 초중등학교교실에서 공공연하게 구두 메시지나 참고자료로 주입교육시킴으로서 현대사 왜곡을 심화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