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의 중요한 당면과제

 

나채운 목사, 전 장신대 교수

 

한국교회를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겨우 120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에 전 국민

 

의 25퍼센트(이것은 다소간 과장된 통계라고도 한다)가 기독교인이라는 것은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고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벌써 교회성장(외적

 

인 면)이 둔화되고 있다고 하는 사실은 우리가 한번 신중히 짚어 보아야 할

 

일이다. 필자는 여기서 한국 교회가 그 부정적인 면을 긍정적인 면으로 극복

 

하고 바람직한 교회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 개설하고 노력해야 할 중요한 당

 

면과제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 교회는 복음사역의 장을 대 국가적, 대 사회적 범위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많은 교회가 하는 일은 거의가 한 개체교회 자체의 세 확장이

 

나 발전에만 전력을 다하고, 국가 사회를 위한 사역을 하는 대는 거의 관심

 

을 두지 않는다. 초기의 한국 교회 지도자들은 국가 사회에 크게 기여한 사실

 

을 볼 수가 있다.

 

많은 교회 지도자들은 애국자인 동시에 사회개혁가들이어서 국민들로부터 존

 

경을 받았었다. 삼일독립선언서의 민족대표 33인 중에 기독교 지도자가 16명

 

이나 있었다는 사실이라든지, 물산장려, 국채보상, 절제 운동 등에 앞장섰던

 

것도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한국 교회는 지금 예수

 

님께서 말씀하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 함으로 사회

 

에 대하여 권위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둘째,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권위를 잃어버릴 것은 교단 고위층 인사들의 권

 

위상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모범이 되지 않는다면 ‘지도자’란 말이 합당

 

치 않을 것이다) 교단장을 선출하는데 일반사회와 조금도 다름없는 불미스런

 

일이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무슨 큰 부정 사건들이 터

 

질 때마다 거기에 관련된 사람들 중에 기독교인들 (교회 중직자들)이 적지 않

 

은 것도 답답한 일이다. 어찌하여 이러한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그것은 그들

 

이 형식적인 교인(교회에 다니는 사람)일 뿐 진정한 그리스도인(크리스찬)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전국의 교도소 제소자 중에 기독교 교인 비

 

율이 우리나라 전 인구에 대한 기독교인 비율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는 사실이다.

 

셋째, 필자가 가장 역설하고 싶은, 한국 교회의 중요한 당면과제는 교회내적

 

인 것으로서, 신앙생활에서 기본적인 것이며, 그것은 성경과 찬송가 및 예배

 

에 관한 것이다. 한국 교회는 오랫동안 바른 성경을 갖지 못했고, 찬송가에

 

도 문제가 많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예배에 관한 것으로는 중요한

 

주기도와 사도신경을 번역이 잘못된 것 그대로 사용해 온 것이다. 이제 성경

 

번역은 대체적으로 개정되었으나 아직도 개정된 성경을 사용하는 교회는 극

 

히 적고, 찬송가도 현재 ‘21세기 찬송가’를 증보 개정하는 중에 있고, 주기

 

도, 사도신경은 우리 교단(통합)에서 재번역을 하여 이번 총회에 상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전 한국 교회가 다같이 사용하기까지는 요원할 것 같다.

 

어찌하여 한국 교회는 세계의 다른 나라 교회와는 달리 성경도 찬송가도, 주

 

기도도, 사도신경도 다 잘못 번역된 것을 그토록 오래 사용하고 있는가? 그것

 

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개혁의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개신교는 로마 카톨릭

 

교회의 잘못된 것을 개혁하는 데서 기원했는데도 그 개혁정신을 전적으로 갖

 

지 못하고 있으니, 이는 그 자체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한국 교회가

 

세계에서 둘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고, 세계 50대 교회 중 23 교회

 

가 한국에 있다고 해서 기독교 선진국인가? 결코 아니다.

 

잘못된 성경, 찬송가, 주기도, 사도신경을 그대로 쓰고 있는 한국 교회는 기

 

독교 후진국인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