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기독교 탄압 실태와 우리의 대북한 선교 전략 <이선호 : 한국안보평론가협회장> * 북한 헌법에 규정된 종교 자유의 허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 헌법 제5장 공민의 기본 권리 및 의무의 제 68조는 다음 같이 기술하고 있다.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 이 권리는 종교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질서를 해치는데 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성경을 소지하는 것만으로 감옥에 가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다. 국제기독교선교단체인 ‘오픈도어스’는 2019 월드워치 리스트’에서 기독교 신자들을 박해하는 50개 국가 중 북한이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18년 연속 같은 기록이다. 공산주의는 종교를 아편으로 규정하고 부정 및 배척하면서, 공산 혁명의 완수를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이는 유물사관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공산주의체제 수립을 저해한다고 보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철학사상과 유신론을 배척하는 무신론을 절대 진리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한의 종교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김일성은 “종교는 일종의 미신이며, 근대에는 제국주의자들이 후진국 인민들을 침략하는 사상적 도구로 이용하였다.” 란 시대착오적 발언으로 기독교박멸정책을 낳게 했다. 북한 정부 당국은 1998년 5월 “기독교는 제국주의의 도구로 지하 게릴라 조직과 같아서 반드시 축출해야 한다”고 선포한 바도 있다. 북한이 “종교시설을 짓고, 종교의식을 행할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포교나 전도행위, 종교교육, 예배장소 이외에서의 성경 및 교리서 지참 등 종교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예외적인 형식적 신앙의 자유 허용은 모두에게 아니라 사회주의 혁명을 지지하고 동참하는 사람들 에게 만 당국의 정책적 활용수단으로 필요한 경우 선택된 소수에게만 허용된다. 즉 북한의 종교는 대외적 선전용이며 정치목적을 위한 사이비 자유인 것이다. 특히 북한은 인류의 보편적 종교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사상인 “주체사상”을 종교화 한 우상숭배의 특수 정치집단이다. 평양에 있는 성당과 교회, 그리고 사찰 등에서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의 공산당 핵심 분자인 선택된 평양시민뿐이다. 6.25전쟁 이전에 북한지역에는 3천여개 이상의 교회와 성당, 그리고 5백여개의 사찰이 있었지만, 전쟁중 대부분이 폭격으로 완파되었다. 미국무성 북한 인권보고서와 기독교 단체인 ICC(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보고에 의하면 1999년 한 해 동안만 북한에서 400명에 달하는 기독교 신자들이 처형되었으며,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1,000명에 달하는 기독교인이 순교했다고 한다. 19세기 중엽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평양을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했을 정도로 북한 지역은 기독교가 번창했었다. ● 정치 목적의 북한 교회와 기독교 박해 실상 북한의 기독교가 대외적으로 인식된 것은 1988년에 봉수교회가 설립되면서부터이다. 이후 1989년에 칠골교회(반석교회), 2005년에 제일교회가 설립되면서 현재까지 북한에 설립된 공인교회는 총 3개로 모두 평양에 위치하고 있다. 북한 종교단체들의 활동은 순수하게 종교적 목적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외국 종교단체나 국제기구로부터 종교를 빙자하여 원조를 받아 내거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위장 단체로 활용되고 있음이 사실이다. 특히 이는 김일성 사망 후 악화된 식량난으로 인해 사회통제가 어렵게 되자, 대외적으로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 및 인도적 지원을 확대키 위한 '외화벌이’ 수단으로 종교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국제 종교단체와 교류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동시에 국적에 상관없이 북한에서의 종교 활동을 제한 및 통제하고 있어 외국인들의 구금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2012년 11월 북한에 억류되어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2년만에 석방된 케네스 배 선교사는 물론, 2015년 1월 반국가 음모로 억류되어 31개월 만에 풀려난 캐나다 국적인 임현수 목사를 비롯하여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등 4인의 선교사와 한국 국적의 탈북민 3명이 북한에 지금도 억류돼 있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 주민 쉼터와 대북지원용 국수 공장을 운영하였던 이들 선교사는 2013년과 이듬해 북한에 강제로 억류돼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으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현 정치범 수용소에는 6천-10만 명에 달하는 기독교인이 수용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북한 당국은 선교사의 입국과 활동을 근본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현재 북한엔 공식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가와 단체는 없다. 북한 주민들을 외부에서 교육시켜 재입국시키거나, 사업가 등으로 위장한 일부의 외국인들이 선교목적으로 암묵적으로 북한에 입국해 비밀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례가 있을 뿐이다. 중국과 제3국에서 북한주민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서 종교교육과 종교생활을 유도하는 일은 중국, 한국 및 미국 등지의 한국인 선교사와 선교단체들이다. 남북분단 이전의 기독교인은 비밀리에 자신의 종교를 유지하고 지하교회에서 소수의 교우들과 함께 목숨을 걸고 신앙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북한의 종교자유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한 기독교 단체가 2007년부터 2018년 3월 31일까지 다수 탈북자를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가?”란 문항에 응답한 12,625명 중 12,577명(99.6%)이 종교 활동을 할 수 없었다고 응답하였다. 한 극단적인 사례로서 “아주머니 한 분이 성경책을 집에 나뒀다가 발각이 돼서 신의주시 연산동이란 집단농장 탈곡장에서 공개 총살당하는 현장에 강제로 동원되어 사형집행 장면을 목격했는데, 손발과 다리가 묶인 체 총살당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필자가 2014년 2월에 해병선교회 회원이며 손정도 목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인 유기순 목사가 집필한 “손정도 목사 생애 재조명”이란 단행본을 감수하여 공동발행 한 바 있는데, 이 책에서 김일성 주석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외할아버지 강돈욱은 평양에서 목회를 했고, 외삼촌 역시 목사였으며, 김일성(유소년시절의 이름은 김성주)이 부모를 따라 만주길림에 와서 교회에 다녔고, 세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성가대에서 찬양도 함께 했으며, 고 손정도 목사의 장남 고 손원일 제독(해군 참모총장/국방장관 역임)과 차남 고 손원태 박사(재미 개업의사)와는 육문중학교의 선후배 사이로서 절친한 사이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1929년 10월 김성주가 육문중학교 5학년 당시 공산주의 관련 독서회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중국군벌에 체포 투옥 당했을 때, 손정도 목사(서울 정동교회와 동대문교회 담임목사 및 상해임시정부 의정원장 역임)가 아들의 친구인지라 옥중 수발을 하고 어렵게 김성주를 구출해 준 비화는 사실임이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지난 해 5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종교는 기독교라고 말 한 바 있다. "김일성이 기독교 집안 출신이라 기독교 속성을 너무 잘 안다. 기독교를 그대로 두면 권력 세습을 이어갈 수 없다는 걸 알았던 바 기독교를 말살했던 것이다"라고 증언하였다. 김일성의 친척(외삼종조부)인 강량욱 목사가 위장 기독교단체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을 창립했고 그 3대가 수장직을 맡아 현재는 손자인 강명철 목사가 위원장이란 사실도 부언하였다. 1992년 서양 목사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난 분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이다. 그의 부인 루스 그레이엄이 평양 외국인학교에 다닌 인연으로 김일성이 그 부부를 초청한 것이다. 당시 그레이엄 목사는 성경책과 자신의 저서를 김 주석에게 선물했으며, 2년 후 다시 평양을 찾았으며. 그 인연은 인도적 지원으로 이어졌다.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도 '사마리아인의 지갑'이라는 대북지원 민간단체를 만들었고, 방북 당시 그레이엄 목사의 통역을 맡았던 드와이트 린튼 목사의 집안 역시 대북지원단체를 설립해 인도적 도움을 준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 미국지부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은 ‘2018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을 발표하면서, 북한이 17년 연속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가장 심한 국가로 지목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이하와 같이 강력히 비판했다. “Imagine in your mind. A leader who think he is a god, but acts like animal devouring his own people with his teeth.”(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국민을 이빨로 집어 씹는 동물 같이 행동하는 지도자를 상상해 보라) ● 한국 기독교와 대북한선교 전략 1884년 미선교사 알렌의 입국을 기점으로 하는 한국개신교의 성장사는 한마디로 경이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세기의 기적”란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개교 1백년을 조금 넘긴 현재의 개신교단 전체 교인수가 1천여만명. 전인구 점유비율의 2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조선조의 쇄국정책 때문에 아시아에서도 외국선교사의 입국이 가장 뒤쳐진 나라였으나, 불과 1세기 만에 범 아시아권 개신교인 수의 7분의1을 차지하는 기독교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한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해외에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나라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200여 개국에 1만 2,100여 명의 선교사를 보냈으니, “너희는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라 되라”는 신약말씀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선교하기 힘든 지역은 중국과 중동이고, 선교를 절대 불허하는 곳은 북한이다. 중국은 자국민에게는 교회운영을 허용하나, 외국인 선교사의 선교를 허용하지 않는바, 현재 다수가 다른 직업인으로 중국에 위장 입국하여, 비밀리에 선교활동을 하면서 북한선교 교두보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의 5만여 교회 가운데 자체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한 곳은 7,500여 교회나 된다. “선교사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겸하고, 한국공관이 없는 오지에서도 활동함으로서 한 손엔 성경을 다른 한 손으로 대한민국을 알린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북한 선교는 만남의 길이요, 화해와 화목으로 가는 길이며, 한국교회의 필연적인 사명이다. 북한 동포들이 복음을 통해 구원을 얻고 영적으로 변화된 삶을 영위케 함으로서 평화통일의 길잡이가 되도록 하려는 것이 북한선교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한다. 이는 절대자의 명령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민족의 생존적 차원에서, 기독자들의 소명의식이다. 무엇보다 북한선교로 기독교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업인 바, 대북창구인 조그련(조선그리스도련맹)을 접근 통로로 하여 남북한의 사랑과 화해 그리고 평화의 신학적/신앙적 접근으로 대망을 성취하려는 것이다.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북한이 무신론자들의 세계라 할지라도 하나님은 그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 신앙인들에게 북한은 가장 가까운 혈육이면서도 한핏줄의 현실적 적이다. 분단과 전쟁 그리고 김일성 3대 친자세습의 독재정치로 기나긴 고난의 질곡을 거쳐 온 북한은 1980년대 말에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최근의 핵무장에 따른 국제고립으로 세계 최빈곤국의 삶에 허덕이고 있다. 가장 절실한 것이 김일성이 제시한 경제적 부요 즉 “기와집에 쇠고기국 그리고 이밥”이지만 아직 그 성취는 요원하니 가장 절박한 현실적 요청은 경제발전이다. 김정은의 핵경제병진책은 핵을 배수의 진으로 한 경제적 유익극대화책략이라고 본다. 고도화된 핵무기 배후엔 조선반도 적화통일이란 흉계가 감추어져 있다. 그동안 북한이 한반도비핵화선언과 북-미제네바핵합의 이후 2018년 제6차 핵실험으로 대망의 핵고도화를 성취한 여세를 몰아 제3차 북미핵정상회담을 놓고서 북한이 또다시 조선반도비핵화카드를 꺼내든 것은 핵현상동결과 핵/경제 병진책 실현을 위한 시간벌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반도 비핵화카드의 최종 전략적 목표는 주한미군철수와 한미동맹해체에 의한 한반도 적화 통일 즉 김일성의 유훈인 “조선완정”의 대업 성취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히틀러와 체임벌린의 게임’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히틀러와 처칠의 게임’을 추구할 것인지 우리의 선택과 전략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달려 있는 국가생존의 갈림길에 처해 있음을 절대로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김정은이 2020년 벽두에 신년사를 대신한 당전원회의결과보고를 통하여 핵무기불포기서언과 함께 신전략무기를 선보이겠다고 큰소리 첬으니, 이제 북핵폐기가 아니라 “조선반도비핵화”의 요술방망이로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제어하면서 김일성의 유언인 “조선반도완정”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이 핵무기의 병기화 성취로 목전에 당도했음을 만방에 고한 것이라고 본다. 한국 기독교계의 대북한 선교는 미래 평화통일을 지향한 이상적이고 인도적인 과제이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포악한 악의 집단으로 변질된 공산독제체제로서 절대궁극무기인 핵전력을 앞세운 주체사상을 종교적 신념으로 세뇌된 북한 지도층과 주민들이 우리의 인도적인 선교 목표를 수용할수 있는 여건과 심정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는 지극히 회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