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게시판 보기

 


 연말단상, <2011년을 보내며>

 나채운

 2011-12-11 오전 7:36:00  848

 

 


年末斷想
  “2011년을 보내며” 나채운 2011. 12. 4

 

세월이 빨리 지나간다는 것을 언제부터 더욱 느꼈는가를 생각해 보니, 14년 전 65세로 교수직을 정년퇴임하고 이어서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에 여러 번 강의를 다닐 때부터인 듯하다. 그러나 그러한 외국 출강을 그만 둔 지 수 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강의가 그대로 계속되니, 나는 “은퇴하지 못한 은퇴교수”인가! 거기다가 국어학 국문학 관계 모임에까지 참여하지 않을 수 없으니, 나의 시간과의 전쟁은 내 인생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이어갈지 모르겠다.


그러한 세월 속에 2011년도 마지막 달이 되니 연말의 감상이 없을 수 없다. 2011년이라는 한 해를 또 “보낸다”는 감상이라기보다는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어쩐지 연말의 감상이 씁쓸한 사글픔이다. 그러면서 그 역반응으로의 한 가지 증상인 듯, 나의 먼 지난 날 청소년 시절이 생각나면서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읊으며 감상(鑑賞)했던 시구(詩句)들 중 시간과 학업에 관한 몇 편의 시가 떠올라, 그것을 나의 사랑하는 성주 중·고등학교 후배들에게 전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는 내가 중·고 시절에 가장 애송하며 외워서 학업 전념의 교훈적문구로 삼았던 영국시인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e)의 “Today”라는 시이다. 그 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Today - Thomas Carlyle(1795-1881) -

 

So here hath been dawning another blue day;Think, wilt thou let it slip useless away?

Out of eternity this new day is born;Into eternity at night will return.

Behold it aforetime no eyes ever did;So soon it forever from all eyes is hid.

Here hath been dawning another blue day;Think, wilt thou let it slip useless away?

 

오늘 - 토머스 칼라일 -

 

보라, 여기 또 한번 파아란 새날이 밝아온다

생각해 보라. 그대는 이 날을 헛되이 보낼 것인가?

영원 속에서 이 날은 밝아와서

밤이면 영원 속으로 돌아감이여!

아무도 그 날을 미리 본 사람이 없고

그것은 곧 모든 사람의 눈에서 사라지나니

여기 밝아오는 새로운 한 날을

생각해 보라. 그대는 정녕 그것을 헛되이 보낼 것인가?


이 시의 주제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며, 그것이 가장 적용되는 대상은 공부에 열중해야 할 학생들임에 틀림없다.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 시를 정중히 써서 내 책상 정면 벽에 붙여두고 매일 새벽 일어나서 이 시구를, 마치 기독교인들이 신앙고백을 하듯이 읊고 하루의 공부를 시작하였거니와, 나는 나의 사랑하는 성주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권하고 싶다.

 

그러한 내용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서 우리는 12세기 중국 송나라의 성리학자 주희(朱熹)의 권학시(勸學詩)를 연상하게 되는바 그것은 아래와 같다.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己秋聲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은 이루기 어려우니, 잠간의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마라.


지당의 봄풀이 아직도 꿈을 깨지 못하고 있는데, 집앞 오동나무 잎에서는 벌써 가을 소리가 들리는구나.

 

흔히 세월이 빠르다는 표현으로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라고 하고, “세월은 화살과 같다”라고도 하거니와, 흐르는 물은 시간의 계속성(무정지)을 말하고, 쏜 화살은 시간의 신속성(빠름)을 말한다. 또한 흐르는 물은 한 방향(낮은 곳)으로만 흘러가고, 쏜 화살은 돌아오게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간의 불회귀성(不回歸性)을 나타낸다.

 

한편으로 시간이 소중하다는 표현으로는 서양인들은 “Time is money” (시간은 돈이다)라고 말하지만, 시간의 귀중함을 어찌 돈에다 비할 수 있을까. 돈이야 없다가도 있을 수 있지만 한번 지나간 시간이야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도연명(陶淵明: 고대 중국의 시인, 365?-427)은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乃時當勉勵 歲月不待人”(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는 새벽이 다시 오지 않으니, 기회가 있을 때 부지런히 일하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이라 한 것이나(영어의 “Time and tide wait for no man”과 같은 의미), 주자가 그의 십회(十悔: 열 가지 뉘우침)를 말할 때에 “少不勤學老後悔”(소년 때 부지런히 공부하지 않으면 늙어서 후회한다)라고 가르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의 사랑하는 성주 학생들이여! Carlye의 시 “Today”로 2012년의 희망 찬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63 2 4
43 [서평] 전쟁론 [1]    한두석 2012-01-20 965 105
연말단상, <2011년을 보내며>     나채운 2011-12-11 849 104
41 중국은 어떤 이웃일까     한두석 2011-11-06 750 94
40 친구야, 오늘도 함께 꿈꾸자     한두석 2011-10-25 787 84
39 색갈논쟁이 왜 필요한가?     이선호 2011-09-23 758 94
38 ,국내좌파들을 위한 쓴소리     이선호 2011-09-23 787 86
37 동북아 세력균형의 새로운 재편     한두석 2011-09-17 765 84
36 신 러시아 20년, 한-러 관계     한두석 2011-08-28 771 83
35 한반도 주변 4강 추이 추세     한두석 2011-07-23 832 104
34 세계의 명문대학--고향 후배들을 위하여 [2]    나채운 2011-07-02 865 83
33 인간의 도리, 신앙의 길     한두석 2011-06-19 838 88
32 (삭제)     한두석 2011-04-29 985 91
31 제언     나채운 2011-02-20 951 108
30 세계는 어디로 가는가     한두석 2011-02-13 966 112
29 [시] 눈 오는 날에, 외 한시 2제(漢詩二題)...     나채운 2011-01-25 892 97
28 새해의 시     나채운 2011-01-21 1022 98
27 신춘수감(新春隨感) 산책     한두석 2011-01-07 855 98
26 송년의 시 [1]    나채운 2010-12-23 872 102
25 선비정신     나채운 2010-05-11 933 100
24 충국, 애국의 시심     나채운 2010-04-11 918 99
      
[1] 2 [3][4]